나혼자산다) 준호 조카, 박나래 송어
오늘 나혼자산다 보는데
준호가 조카랑 놀아주는거 보다가
문득 나도 우리 조카 어릴때 생각나서
또 그 와중에 박나래가 송어 먹는거 나오길래
조카랑 송어 먹으러 간일이 겹쳐서
생각나 글을 올려본다.
엉뚱한 조카 : 간략 프로필
1. 우리 누나 딸래미
2. 누나 전공이 피아노라 어려서부터 클래식에 심취
3. 의식흐름이 어디로 튈지 모름
4. 태명 : 콩콩이
송어먹다가 하층민 된썰
콩콩이(조카)네 가족과
그러니까..누나네 가족하고
방송에서처럼 송어먹으러
바람도 쐴겸 평창으로 놀러 갔을 때 일이다.
그 당시 조카는 5살인가 6살이였음.
매형이 운전을하고
나는 뒤에서 조카하고
놀아주면서 피곤하게 가고 있었다.
(놀러가는데 이상하게 피곤한 느낌)
잠깐 우리 조카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자면
4~6살 유치원 다니는 보통
애기들 많이 볼 수 있는
특기들이라고 하는것 중에
일반적으로 국기이름 맞추기 또는
공룡 이름 외우기
대부분 그럴것임.
하지만 엉뚱한 우리조카는
피아노 전공했던 누나의
태교음악을 시작해서
주입식 스파르타식으로
클래식을 듣고 자라 그런지
클래식음악 틀어놓고
작곡가랑 제목 맞추는거에
도가 튼 아이였다.
그리고 그 당시 우리조카는
'시옷' 발음이 안돼서 'th'로 발음했는데
또..'삼촌'을 '삼춘'이라고 알았는지
나를 늘 '쌈(θ)춘' 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또박또박 삼촌!!!이라고 부른다.)
((뒤에 느낌표도 잘 살려 발음한다.))
조카에 대한 브리핑은 마치고
다시 송어먹으러 가던날로
의식흐름을 돌이켜서
평창으로 가는길에
나도 좀 편히 가려고
핸드폰을 조카에게 쥐어줬는데
유튜브로 클래식 음악틀어놓고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쌈(θ)춘? 이거 누구 음악인줄 알아?"
클래식은 모짜르트, 베토벤
이라고 하면 반은 맞출줄 알았다.
"음...베토벤?"
"땡!!!" "쌈춘은 그것도 몰라?"
"비발디 아냐 비발디~"
그래 비발디였구나..
어쩌면 조카와 나와의
서열은 이때부터 무너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육아 스트레스는
짧게 끊어치는 정신공격에서 오는구나를
다시금 깨달으며 평창에 잘 도착했다.
송어 축제도 대충 즐겼고
다들 송어회로
주린 곱창을 채우고 있는 와중이였다.
그렇게 송어를 맛있게 먹다가
평화롭게 먹던 내가 꼴보기 싫었는지
조카가 가볍게 레프트훅을 던진다.
"엄마 연어랑 맛이 똑같아요"
"그런데 쌈(θ)춘? 연어랑 송어랑 뭐가 달라?"
이 녀석은 어려운 질문은 꼭 나한테 물어본다.
순간 지식인 검색해볼까 했다가
맛있게 먹던 젓가락질을 멈추기 싫어
귀찮듯이 얼른 대답했다.
"송어는 한국에서 나오는거고
연어는 외국에서 나오는거야"
같지않은 궤변이였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게 답변한거 아니냐?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우쭐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조카에겐 어림없지.
바로 쏘아붙이며 물어본다.
"뭐야. 슈베르트는 한국사람이야?"
이게 무슨 의식흐름이지?
순간 당황했다.
"콩콩아 그게 무슨말이야?"
"슈베르트가 송어 만들었잖아"
"쌈(θ)춘은 그런것도 몰라?"
그렇다..
콩콩이에겐
슈베르트의 송어가 아닌
송어=슈베르트였던 것이다.
우리 어른들에겐 송어하면
맛있겠다. 매운탕도 되나?
싱싱해야할텐데 등등
여러갈래로 나뉘어 생각하지만
조카에게 송어로 떠올릴 수있는건
그저 슈베르트 하나뿐이였던 것이다.
닥터스트레인지가
타이탄과 지구를 왔다갔다 하는듯한
조카의 정신없는 의식흐름 공격에
정신차리고 보니
나는 난데없이 조카한테 혼줄나는 중이었다.
다들 내가 조카한테 혼나는 모습에
키득키득 너도 한번 당해봐라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쳇!
오기가 발동하여 나도 질수없어
"송어가 아니고 숭어일껄? 고건 몰랐지?"
승리의 썩소를 날리려는 찰나
바로 누나의 등짝 스매싱이 날라온다.
"야이 shake it야 그냥 조용히 쳐드세요"
"꼭 애한테 이기려고 들어! 씁"
이때부터 인것 같다.
쌈(θ)춘의 서열이 의외로
카스트제의 수드라 계급이라는걸..
조카의 계급이 브라만으로
각성을 한 계기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송어를 먹던 그날이
생각나 적어보았다.
물론 지금도
슈베르트의 송어가 맞는건지
숭어가 맞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송어랑 숭어는 무슨 차이인가?
조카의 어휘력
우리 조카의
의식흐름이 드래곤볼 순간이동 마냥
왔다갔다 하는것은
우리식구 유전자라고 본다.
아무튼 나도 슈베르트 애기하다보니
콩콩이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걸
수습해야 하기에
급히 다른 작은 에피소드를 올린다.
애기들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쓰는 단어들은 (한자어라던지)
모를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일 것이다.
그걸 느낀적이 있었는데..
때는 CG뷔 영화관에 조카와
겨울왕국보러 같이 갔던 날이다.
영화관 옆에 오락실이 있었는데
옛날 유행이였던
펌프가 자리하던 오락실임.
뭐 당연하게도
"베토벤 바이러스"가 흘러나오더라.
크~~예전에 저거 좀 했었지
이러면서 옛추억을 떠올리는데
프로 질문러인 우리 조카가 물어본다.
"쌈(θ)춘. 저거 무슨노랜줄 알아?"
나는 자신있게 답했다.
"베토벤 바이러스?"
조카는 한심하게 쳐다보며
"아니야. 베토벤 비창이야"
(나중에 찾아본거지만 비창3악장이라고 한다)
그렇지 내가 또 틀렸지 흑.
"오홍~비창이였구나"
근데 음악을 안다는 것보다
어린애기가 비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게 더 놀라웠다.
그래서 다시 조카님에게 말대꾸를 해본다.
"콩콩이 비창이 뭔줄 알어?"
3초정도 골똘히 생각하던 조카가 이내 대답이..
"비참한거"
이러는거..
귀엽기도 하고 놀려주고 싶기도 해서
"오~그럼 비참한건 뭐예요?"
그랬더니 바로
요렇게 하는데
매형이 딸바보로 전직한데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된 하루였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같아도
대충 그 뜻은 다 이해하더라.
삼춘 군대 보내려는 조카
우리 조카는 어릴때
구름pang 이라는 키즈카페에서
마실을 즐기는 것에
매우 심취하셨던 분이다.
한번 가면 대여섯시간도 가뿐히
넘기셨기에
누나 매형이 힘에 부치는 날이면
가끔 나에게 조카를 보좌하라는
일용직의 임무가 떨어질때가 종종 있었다.
누나는 애기 버릇 나빠진다고
어느정도 놀고나면
칭얼거려도 키즈카페에서 데리고 나오는데
나에겐 그런 권한따윈 없으므로
키즈카페 주변에 몇시간을
와드 박아놓은것 마냥
우리 조카님 언제
우사인볼트 빙의를 끝내시려나..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무튼..
그렇게 아무런 터치없이
자유롭게 본인 Limit까지
꽉꽉 채우신 우리 조카님은
그날 만큼은 나를 매우 총애하셨다.
그렇게 누나집에 돌려보내고
집에서 쉬는데
영상통화가 울린다.
조카가 울먹이며 손을흔든다.
"삼춘 안녕..? 그런데 삼춘..."
"다음에 삼춘 군인돼서 멋찐 사람돼서
돌아와가지구 다시 만나가지구
나랑 또 키즈카페 가자"
"쌈(θ)춘 싸랑해~"
뭐야 이 급전개는?
이러고 있는데
영상속 뒤로 누나와 매형이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고있다.
나중에 누나한테 들으니
그렇게 늦게까지 놀거면
삼촌 이제 안올꺼야 라고 겁줬단다.
그랬더니 내가 군대가는줄 알았다고..
그날 답하지 못했던
내 속마음을 지금 보내본다.
근데 콩콩아.
콩콩이가 태어나던해
삼촌은 서른살이였단다.
삼촌을 동안으로 봐준건 고마우나
군대를 왜 두번 보내려고 하니?
예비군도 끝난지 일만년이구만.
삼촌 몹시 서운했다.ㅋㅋㅋㅋㅋ
아무튼
삼촌은 우리 콩콩이가
엉뚱해도 늘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자랐으면
늘 마음속으로 기도한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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